▲ 1998년 외환위기와 지금의 경제위기는 다른 점이 맣다. 사진은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의 한 장면. [사진=더스쿠프 포토]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곤두박질쳤던 당시를 정면으로 비춘다. 경제기자로서 현장을 지켰던 필자는 외환위기가 터진 다음에 위기를 예언했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모두 허풍쟁이라고 단언한다. 누구도 한국이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정도라는 사실을 예단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또 하나. 외환위기의 터널을 그렇게 빨리 돌파할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영화는 미국 정부와 IMF와 한국 정부, 재벌과 서민, 지도층과 국민들을 지나치게 대결구도로 몰아갔다는 면에서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그린 영화 ‘빅쇼트’ 보다 박진감이 덜해서인지 영화 상영 중 코를 고는 이도 있었다. 영화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신자유주의 체제로 편입시키기 위한 음모라는 것을 암시하고 부동산과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을 비난하지만 지금의 잣대로 비난하기에는
▲ 제사는 화려한 제물이나 격식보다 모시는 이의 정성이 중요하다.[사진=아이클릭아트] 7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는 임종 전 몇가지 말씀을 남겼다. 당신은 가톨릭 신자이니 명절이나 제삿날 즈음해서 가까운 성당 연미사(위령미사)에 봉헌하되, 따로 제사는 지내지 말라고…. 그 대신 형제들이 모여서 밥 한끼 함께 하라고 했다. 당시에는 성당 다니라는 말을 왜 저렇게 빙빙 돌려서 말씀하실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세월이 지나서야 어머니의 깊은 뜻을 이해했다. 평생 집안의 제사(祭祀)를 도맡아 모셨던 어머니는 제사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뤄진 노역이 아니라 웃고 떠들며 맞는 축제의 날이 되기 기원했다. 대신 어머니는 온전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자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기를 바랐던 것 같다. ‘청개구리’인 필자는 풍광 수려한 대전 현충원 국립묘지를 찾아 간소하게나마 제를 올린다. 제사는 본래 세상 떠난 조상을 추모하는 숭고한 의식이다. 그러나 제사라는 형식만 웅크린 채 남아있고 본뜻은 형해화된지 오래다. 특히 명절이 되면 ‘조상’ 모시느라 전국은 한바탕 홍역을 앓는다. 부모자식,
▲ 영국 지도자 처칠은 히틀러의 공세가 임박하자 “우린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우리에겐 처칠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나 뉴튼보다 윈스턴 처질을 더 존경한다고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결단과 집념으로 나라를 수호했기 때문이다. 나치 히틀러가 유럽을 휩쓸 때 영국 지도자 처칠의 고뇌와 결단을 그린 영화 ‘다크스트 아워’. 지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와 비슷해서 오히려 섬뜩해진다. 독일이 유럽과의 평화약속을 깨고 침략전쟁에 나서자 위기에 몰린 영국 의회는 1940년 5월 처칠을 총리로 임명한다. 체임벌린 전임 수상, 헬리팩스 외무장관 등 ‘전시내각’은 끊임없이 처칠을 흔들고, 히틀러와의 타협을 주장한다. 말이 평화협상이지 항복하자는 얘기였다. 배우 게리 올드먼은 뚱뚱한 몸매에 손에는 시가를 놓지 않고, 알코올을 마셔대는 처칠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한다. 체임벌린과 할리팩스가 평화협상을 주장할 때 왜 처칠은 전쟁을 주장했는가. ‘뮌헨협정’의 교훈 때문이다. 1938년 9월 영국 체임벌린 총리와 프랑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다른 사람의 눈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이효리의 변신은 의미 있다.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47세의 중년 남자가 겪는 내적 갱생기라고 할 만하다. 자선단체에서 온라인 홍보일을 하는 주인공 브래드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성공한 대학 동창들에게 끝모를 질투심을 느낀다. “인생을 비교하는 건 멍청한 짓이지만 비교할 때면 실패한 기분이 든다”는 그는 닥쳐올 아들 대학 학비 걱정을 하며 열등감의 수렁에 빠져든다. 그는 아들 친구가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꼰대’다운 조언을 한다. “빌 게이츠처럼 돈을 벌어라. 나처럼 경쟁에서 패배자가 되지 말고….” 그 말을 들은 젊은이가 이렇게 반문한다. “왜 경쟁하세요? 이미 충분히 갖고 계시면서.” 사실 그랬다. 브래드 옆엔 언제나 다정하고 낙천적인 아내가 있고, 하버드대 입학을 앞둔 믿음직한 아들이 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소중한 직업도 있다. 세상을 소유하진 못해도 사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자신을 너무 높이거나 낮춰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면